의사 가운의 배신… 유튜브 의료정보 62% 엉터리
국립암센터 연구팀 분석, 근거 빈약할수록 조회수 높아… 알고리즘의 역설유튜브 속 의사 가운을 입은 전문가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어도 될까.최근 국내 연구진이 의사와 약사 등 의료인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성적표가 나왔다. 10개 중 6개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엉터리 정보일수록 조회수는 폭발한다는 점이다.믿는 도끼에 발등… D급 정보의 범람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최근 유튜브에서 암과 당뇨를 주제로 한 영상 중 조회수 1만 회 이상인 300여 개를 분석했다. 영상들은 의학적 근거의 충분성에 따라 A부터 D까지 4개 등급으로 나뉘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교과서나 진료 지침에 부합하는 A급 정보는 19.7%에 불과했다.반면 임상적 근거가 거의 없거나 왜곡된 D급 정보는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의료인이 직접 출연해 “내가 해보니 좋더라” 식의 경험담을 늘어놓거나, 특정 성분을 만병통치약처럼 포장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전문가 타이틀을 단 이들이 퍼뜨리는 가짜 뉴스는 시청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주범이다.자극적일수록 터진다… 조회수의 유혹“병원 가지 마라”, “이것만 먹으면 완치된다” 같은 자극적인 썸네일은 시청자를 홀린다. 연구 결과 D급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A급 영상보다 34.6%나 높았다. 정확하고 검증된 의학 정보는 다소 지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반면,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음모론적 시각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엉터리 정보 유형 ]철분제 금지론 : “암 환자는 철분을 먹으면 암세포가 커진다”며 복용을 금지함. (빈혈이 심한 위암 환자 등은 섭취 필수)당뇨 완치설 : “콩이나 조개, 미나리를 먹으면 당뇨약 없이도 혈당이 떨어진다”고 주장. (의학적 근거 희박)알고리즘이 키운 괴물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 같은 정보 불균형을 부채질한다. 알고리즘은 내용의 진위와 상관없이 시청 지속 시간과 클릭률이 높은 영상을 우선적으로 노출한다. 자극적인 D급 영상이 메인 화면을 장악하고, 이를 본 시청자가 다시 유사한 영상을 보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유튜브 측은 ‘유튜브 헬스’ 기능을 통해 보건 전문가 채널에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채널 운영자의 면허 소지 여부만 확인할 뿐, 개별 영상의 내용까지 검증하지는 못한다. 결국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몫은 오로지 시청자에게 떠넘겨진 셈이다.팩트 체크 AI 도입 시급현행 알고리즘 체계가 유지되는 한 자극적인 가짜 의료 정보의 확산은 막기 어렵다. 향후 1~2년 내에 영상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학적 정합성을 판단하는 AI 필터링 시스템 도입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전까지는 대학병원이나 학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공식 채널을 교차 검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백신이다.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