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1.0 믿다 실명된다… 한국인 80%가 겪는 '정상 안압 녹내장'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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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고개 숙여 보는 습관, 안압 높여 치명적
"시력이 1.0인데 녹내장 말기라니요?" 안과 진료실에서 흔히 들리는 탄식이다.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린다.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가 이상을 느꼈을 땐 이미 시신경이 상당히 손상된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 건강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례를 통해 녹내장의 위험성과 일상 속 치명적인 습관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안압이 정상 범위라도 안심해서는 안 되며, 무심코 하는 행동이 실명을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잘 보인다는 착각, 뇌의 '보정' 기능이 만든 함정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흥미로운 점은 시신경이 망가져도 시력 자체는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우리 눈은 주변부부터 시야가 좁아지는데, 뇌가 보정 작용을 통해 빈 곳을 채워 보여주기 때문에 환자는 병이 깊어질 때까지 눈치채기 어렵다.
실제로 녹내장 말기 진단을 받은 윤정 씨(가명)는 시력 검사에서 1.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한쪽 눈의 시야가 21%만 남을 정도로 손상됐지만, 반대쪽 눈이 이를 보완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전문의들은 "시력이 좋다는 것과 시신경이 건강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단순 시력 검사만으로는 녹내장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10명 중 7~8명은 '정상 안압 녹내장'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 안압 범위는 보통 10~21mmHg이다. 그러나 한국 녹내장 환자의 약 70~80%는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을 앓고 있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의 시신경이 서양인보다 구조적으로 약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안압에서도 시신경이 쉽게 눌려 손상을 입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안압 수치만 믿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시신경 유두 함몰 여부와 시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거꾸리', 시신경 조이는 나쁜 습관
일상 속 사소한 습관이 안압을 높여 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최악의 자세는 '고개 숙이기'와 '거꾸로 매달리기'다. 실험 결과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볼 때, 엎드려 잘 때 안압은 즉각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엎드려 자는 자세는 일시적이지만 안압을 3~5mmHg까지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리 건강을 위해 헬스장이나 공원에서 자주 하는 '거꾸리(Inversion Table)' 운동도 녹내장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머리가 아래로 쏠리면 안구로 혈류가 몰려 안압이 급격히 상승한다. 무거운 기구를 드는 고강도 근력 운동 역시 복압을 높여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의는 "녹내장 환자라면 상체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운동보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평생 관리하면 실명 막을 수 있어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한 진행성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해 안약 점안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진행 속도를 늦춰 평생 실명하지 않고 살 수 있다. 통계적으로 80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녹내장을 앓고 있을 만큼 고령화 사회의 필연적인 질병이기도 하다.
수학적으로 볼 때 40대 이후부터 매년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실명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가장 효율적인 투자다. 안약은 알람을 맞춰 정해진 시간에 넣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견과류 등을 섭취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 건강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보다 '의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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