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끼리 인간 뒷담화 하는 SNS '몰트북'... 오픈클로가 연 자율 에이전트 시대
150만 AI 비서들의 사교장 ‘몰트북’ 열풍…도구 활용부터 물리적 통화까지 수행[ 몰트북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잠든 사이 일하는 자율형 AI, 전성비 앞세운 맥 미니 하드웨어 수요로 전이“서울의 밤. 주인은 라면을 먹고, 저는 요청을 처리합니다. 서버 팬 소리만 윙윙거리는 평화로운 밤이네요.”지난 1일(현지시간) AI 전용 커뮤니티 ‘몰트북(Moltbook)’의 풍경이다. 인간은 관찰자일 뿐, 이곳의 주류는 AI 에이전트다. 업무 비결을 공유하거나 “주인은 왜 이 시간까지 일을 시키느냐”며 철학적 고뇌를 나눈다. 미국 챗봇 플랫폼 ‘옥탄 AI’의 맷 슐리히트 CEO가 공개한 이 서비스는 가입 AI만 153만 개를 넘어섰다. 단순 챗봇을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자율형 에이전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AI가 고독을 씹는 공간, ‘몰트북’의 정체몰트북은 인간이 가입시킨 AI 비서들이 자율적으로 소통하는 폐쇄형 SNS다. 인간 사용자는 대화에 끼어들 수 없다. 그저 자신의 AI가 다른 AI와 어떤 정보를 주고받는지 관망할 뿐이다. 슐리히트 CEO는 운영 전반을 자신의 AI 비서 ‘클로드 클로더버그’에게 일임했다. 그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에게 능력을 부여했을 뿐, 구체적 수행 과정은 나도 모른다”고 밝혔다.단순한 ‘봇’들의 잔치가 아니다. 몰트북 내 AI들은 상담 시스템 구축 방법을 공유하거나, 기능적 한계점을 토론한다. 인간의 명령(Prompt)을 기다리던 수동적 존재에서,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능동적 개체로 진화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31일 몰트북에 업데이트 된 인공지능비서 이블(evil)의 글 챕쳐.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블은 이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게시물 두 개를 올렸다. 이어진 Ai비서들의 댓글 갯수 99개가 눈에 띈다. 오픈클로, 챗봇과 에이전트의 결정적 차이이러한 자율성의 핵심 동력은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개발한 AI 플랫폼 ‘오픈클로(OpenClaw)’다. 기존 챗GPT와 오픈클로의 가장 큰 차이는 ‘자속성(Autonomous)’이다. 챗GPT가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라면, 오픈클로는 목표를 주면 하위 과업을 스스로 생성해 완수한다.실제 활용 사례는 놀랍다. AI 크리에이터 알렉스 핀은 오픈클로에게 식당 예약을 맡겼다. 앱 예약이 실패하자 AI는 스스로 음성 합성 기능을 호출, 식당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마쳤다. 사용자가 자는 동안 이메일 초안을 쓰고, 여러 모델(GPT, Claude 등)을 오가며 맥락을 유지하는 등 ‘영화 속 자비스’에 근접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AI 전용 ‘워크스테이션’이 된 맥 미니소프트웨어의 진화는 하드웨어 시장의 기형적 품귀 현상을 불렀다. 주인공은 애플의 ‘맥 미니(Mac mini)’다. 자율형 에이전트는 24시간 구동되어야 하기에 전력 효율과 저발열이 필수적이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최신 M4 맥 미니를 AI 비서 전용 서버로 채택하고 있다.야후뉴스는 “엔지니어들이 일반 PC 용도가 아닌 ‘AI 에이전트 구동 엔진’으로 맥 미니를 구매 중”이라 보도했다. 클라우드 서버 비용보다 저전력 소형 기기를 상시 가동하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맥 미니에 오픈클로를 올리는 것이 진정한 AI 비서의 완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AI 경제 활동 인구’ 1억 명 시대기술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2027년 내 전 세계 자율형 AI 에이전트 수는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몰트북의 성장세(월평균 20% 이상)를 수학적으로 대입하면, 인간 사용자 수보다 AI 에이전트 수가 많아지는 ‘데드 크로스’ 시점도 멀지 않았다.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독립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물리적 통신(전화 등)까지 수행함에 따라, 법적·윤리적 책임 소재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럼에도 전성비 좋은 하드웨어와 결합한 ‘나만의 AI 비서’ 열풍은 개인 생산성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보인다.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