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해리포터 품었다... 122조 원짜리 미디어 공룡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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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전쟁의 최종 승자가 윤곽을 드러냈다. 넷플릭스가 할리우드의 거인 '워너브라더스'를 집어삼켰다.


지난 5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부문을 827억 달러(약 122조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가 '해리포터', '배트맨', '왕좌의 게임' 등 세기의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콘텐츠 제국'을 완성하게 된 셈이다.


뉴스·스포츠는 사절, 넷플릭스의 철저한 실리 챙기기

이번 딜의 핵심은 통째로가 아닌 맛있는 부위만 골라 담은 '핀셋 인수'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핵심 자산인 영화·드라마 제작 스튜디오HBO, 맥스(Max) 스트리밍 서비스만 챙겼다.


반면 정치적 부담이 있는 CNN(뉴스)이나 비용 소모가 큰 TNT(스포츠), 디스커버리 채널 등 리니어 TV(실시간 방송) 사업부는 인수 대상에서 뺐다. 이들은 별도 회사로 분리된다. 돈 되는 IP는 챙기고 리스크는 털어내는 넷플릭스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간 결과다.


구독자 공룡의 탄생... 극장은 어쩌나

합병이 성사되면 미디어 시장은 그야말로 '넷플릭스 천하'가 된다. 넷플릭스의 막강한 플랫폼 파워에 워너의 방대한 콘텐츠가 더해지면 경쟁사(디즈니+, 아마존)와의 격차는 '넘사벽' 수준으로 벌어진다.

소비자는 넷플릭스 하나로 수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편해지지만, '독점 기업'이 된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대폭 인상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극장가도 비상이다. 영화관에 걸리던 블록버스터들이 넷플릭스로 직행할 경우 극장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넘어야 산 : 트럼프 정부의 독점 규제

축포를 터뜨리긴 이르다. 최후의 관문인 미국 규제 당국(반독점 심사)이 버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법무부는 거대 기업의 독점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왔다. 이번 인수가 시장 경쟁을 해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판단되면 제동을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가 뉴스 채널을 떼어내며 몸집을 줄인 것도 '규제 칼날'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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