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니까 괜찮다? 맵고 짠 맛 즐기는 2030, '젊은 위암'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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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밥심이 아니라 맵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운맛 사랑은 유별나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떡볶이나 짬뽕을 찾고,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는 자극적인 '마라탕'을 먹고 달콤한 '탕후루'를 후식으로 즐기는 식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맵고 짜고 단(맵단짠)' 식습관이 위암으로 가는 급행열차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소금은 믹서기, 매운맛은 가속페달 '위 점막의 비명'
의학 전문가들은 위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트륨(짠 음식)'을 지목한다. 짠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위 점막 세포가 손상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위벽이 얇아지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 발생한다. 여기에 '매운맛(캡사이신)'이 더해지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캡사이신 자체가 직접적인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통각을 자극해 위 점막에 상처를 내고 염증 반응을 증폭시킨다. 특히 매운 음식은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설탕과 소금을 넣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나트륨 과다 섭취를 유도하는 '가속 페달' 역할을 하게 된다.
1급 발암물질인 헬리코박터균 깨우는 나트륨
짠 음식은 위암의 주요 인자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활동성을 극대화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트륨은 헬리코박터균이 위 점막에 더 잘 달라붙게 만들고, 균의 증식을 돕는 단백질 생성을 촉진한다.
즉,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것은 위 점막 방어벽을 허물어뜨린 뒤 발암물질(헬리코박터균)이 침투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실제로 짠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도가 4.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젊다고 안심 마라, 2030 위협하는 단짠 트렌드
최근 우려되는 것은 20~30대 젊은 층의 위암 증가세다. 맵고 짠 국물 요리(마라탕, 라면)와 극도로 단 디저트(탕후루)를 번갈아 섭취하는 식습관은 혈당 스파이크뿐만 아니라 위 점막의 변형인 '장상피화생(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현상)'을 앞당기고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률을 10배 이상 높이는 전암 병변이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견됐지만, 자극적인 배달 음식과 가공식품 섭취가 늘면서 젊은 층에서도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의사들의 솔루션 : 국물은 건더기만, 칼륨으로 '배출하라'
전문가들은 식습관 교정만이 위암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 국물 섭취 중단 : 나트륨의 대부분은 국물에 녹아 있다. 찌개나 탕을 먹을 때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남겨야 한다.
- 칼륨 섭취 :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채소(바나나, 시금치, 감자 등)와 우유를 충분히 섭취한다.
- 정기 검진 : 40세 이상은 2년마다 위내시경이 필수지만,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2030세대라면 소화불량 등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은 있어도, "맵고 짜게 먹어도 위는 괜찮다"는 말은 없다.
자극적인 맛이 주는 잠깐의 쾌락이 당신의 위장을 시한폭탄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 식탁을 점검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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