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한국 관광의 별', 2025 올해의 관광지… 로컬여행 핫플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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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관광공사)


2025 한국 관광의 별…3개 분야 10개, 그중 올해의 관광지는 황리단길

문화체육관광부는 11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5 한국 관광의 별’ 시상식을 열고, 관광지·관광콘텐츠·관광발전 기여자 3개 분야에서 총 10개 수상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한국 관광의 별’은 2010년 시작된 국가 대표 관광 평가 제도로, 한 해 동안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관광자원과 정책, 인물을 발굴해 시상해 왔다.


올해는 국민·지자체·전문가 추천을 거쳐 후보군을 추린 뒤, 서면심사와 현장 평가를 통해 최종 수상지를 결정했다. 관광지 분야에서는 ‘올해의 관광지’와 ‘유망 관광지’ 등을 나누어 평가했고, 그 가운데 ‘올해의 관광지’ 부문에 경주 황리단길이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황리단길 선정 배경에 대해 “전통과 현대, 로컬 상권이 조화를 이룬 도시형 관광지로서, 국내 로컬여행 트렌드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신라 고도 골목+청년 상권… 로컬여행 메카 된 황리단길

‘황리단길’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 행정동 ‘황남동’과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합친 말에서 비롯됐다. 황리단길은 경주 대릉원과 첨성대 인근 황남동 일대 골목을 중심으로 형성된 거리로, 전통 한옥과 1960~70년대 건물을 보존한 채 카페·음식점·공방 등으로 재탄생한 로컬 상권이다.


젊은 창업자들이 오래된 골목과 한옥을 개조해 감성 카페, 퓨전 음식점, 수공예 공방, 사진 스튜디오 등을 잇달아 열면서, 황리단길은 “역사 도시 경주 안의 힙한 골목”으로 입소문을 탔다. 거리 끝에는 신라 고분군과 첨성대, 대릉원 등이 이어져 있어 유네스코 유산과 로컬 상권을 하루에 함께 즐길 수 있는 동선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와 경주시는 황리단길을 두고 “신라 천년 역사문화권의 길과 골목을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한 복합 관광 공간”이라며,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국내 여행지이자 재방문율이 높은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APEC 특수·재방문 수요까지… 경주, 로컬여행 허브로

경주는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주목받으면서 관광 수요가 크게 늘었다. 경주시가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을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APEC 이후 한 달 동안 경주를 다녀간 방문객은 약 580만 명에 달한다. 일부 주요 관광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상식에서 “전국 여러 길 중에 황리단길이 살아남은 이유는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지역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023년 대릉원·동궁과 월지에 이어 황리단길까지 ‘한국 관광의 별’에 이름을 올리며 경주가 역사 유산과 로컬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라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황리단길 수상을 계기로, 향후 주변 전통시장·한옥숙소·야간 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도시형 로컬여행 루트’를 더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계획이다. 한 번 다녀간 방문객이 계절별·테마별로 다시 찾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관광의 별, 로컬여행·지속가능성에 방점

올해 ‘한국 관광의 별’은 황리단길 외에도 제주 비양도(친환경 관광지), 함안 낙화놀이(지역특화 콘텐츠), 강진 ‘누구나 반값 여행’(혁신 관광정책) 등 지역 고유 자원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수상지를 대거 포함했다. 평가 기준은 방문객 만족도, 관광 서비스 품질, 지속가능성, 지역 발전 기여도 등으로, 단기간 화제성보다는 지역민·상인과 함께 만든 장기적인 성과에 비중을 둔 것이 특징이다.


황리단길 역시 과도한 상업화 우려 속에서 보행 친화적 거리 조성, 한옥 보존, 야간 조명 정비 등 공공·민간 협력 프로젝트를 이어 오며 ‘관광지와 생활공간의 균형’을 모색해 온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수상 결과는 ‘멀리 가는 해외여행’보다 지역의 골목·마을을 깊게 즐기는 로컬여행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며 “황리단길은 그 상징적인 사례”라고 분석한다.


전망 – 황리단길, ‘인증 받은 로컬여행 교과서’로

경주 황리단길의 ‘올해의 관광지’ 선정은 단순히 한 골목의 인기 상승을 넘어, 한국 로컬여행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정부 공식 평가에서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라 고도라는 역사 자산 위에 청년 창업 상권과 보행 친화적인 공공 공간이 더해지고, 이를 다시 관광 브랜드로 묶어낸 과정 자체가 하나의 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황리단길을 거점으로 대릉원·첨성대·동궁과 월지·교촌마을·야간 관광 프로그램을 잇는 ‘경주 로컬 여행 벨트’가 더 촘촘해질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비양도·함안 낙화놀이·강진 반값여행 등 다른 수상 사례와 함께 벤치마킹 대상이 늘어나면서, 각 지역의 골목·시장·마을을 어떻게 브랜드화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관광 업계에서는 “이제는 ‘핫플 한 번 찍고 오는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로컬 자원을 체계적으로 경험하는 체류형 로컬여행이 늘어날 것”이라며, 황리단길이 이 흐름의 대표 사례로 오랫동안 언급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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