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버터떡’ 떴다 하면 3개월컷? 디저트 유행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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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내 카페와 대형마트에서 상하이 버터떡이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 불과 한두 달 전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쫀드 쿠키의 자리를 대신한 결과다. 유행 주기가 3개월 미만으로 짧아지면서 유통 업계와 자영업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맹목적인 유행 편승이 악성 재고와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달 만에 바뀌는 입맛과 체험형 소비의 역설
상하이 버터떡은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에 버터와 우유를 넣어 구운 간식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 덕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의 찹쌀가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08% 늘었다. 타피오카 전분 판매량도 37%가량 증가하며 집에서 직접 만드는 체험형 소비가 확산했다.
자영업자에게 버터떡은 불황 속 소비자 유인을 위한 매력적인 미끼 상품이다. 원가가 낮고 레시피가 간단해 매출 증대에 즉각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짝 인기는 독이 든 성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행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대형 프랜차이즈가 유사 상품을 쏟아내며 희소성을 떨어뜨린다.
- 최근 1년 내 주요 디저트 유행 주기
- 두바이 쫀드 쿠키: 약 2개월 지속 후 급감
- 봄동 비빔밥: 제철 식재료 특성상 1개월 미만 소진
- 상하이 버터떡: 현재 유행 중이나 3개월 내 교체 전망
인플루언서가 만든 기획 유행과 억지 소비 논란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초단기 유행이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쇼트폼 플랫폼의 파급력을 노린 인플루언서와 유통 업계의 공조가 대중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하는 이른바 포모(FOMO) 증후군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셈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동네 빵집 사장님들은 이 속도를 따라가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통계청의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소비의 질은 합리적 선택보다 화제성에 치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획된 유행은 소비자의 안목을 흐리고 시장의 건강한 회전율을 저해한다. 결국 반짝 특수 이후에는 차갑게 식어버린 매장과 쌓여가는 식자재만 남게 된다.
뒤늦게 올라탄 자영업자의 비명과 악성 재고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유행의 막차를 탄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다. 유행을 쫓아 비싼 가격에 식자재를 확보했지만 판매 시점에는 이미 관심이 떠난 경우가 허다하다. 유통 기한이 짧은 신선 식품의 경우 처분조차 쉽지 않아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다. 유행이 지나면 다음 타자로 넘어가면 그만인 대기업과 달리 소상공인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외식업체의 평균 폐업 주기가 짧아지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무분별한 유행 따르기보다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소비자 역시 맹목적인 편승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가져야 한다. 골목상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안목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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