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독이다… 청년 42만이 방구석 택한 이유
본문
지난해(2025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42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학업도, 구직도 하지 않고 사회와 단절된 이른바 '니트(NEET)족'의 증가는 단순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다. 왜 청년들은 방문을 걸어 잠갔을까.
구독자 67만 명을 보유한 경제 크리에이터 주언규 씨는 28일 공개한 영상에서 이 현상을 독특한 '방정식 이론'으로 해석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능성은 무한대로 남지만, 실행하는 순간 그 가능성은 하나의 현실로 고정된다"고 분석했다. 실패가 두려운 청년들이 '확정된 오답'보다는 '무한한 미지수' 상태를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X+Y=10의 함정… 답을 적는 순간 오답이 될까 두렵다
주씨는 인생을 'X+Y=10'이라는 방정식에 비유했다. 여기서 X와 Y의 값을 정하지 않으면 답은 무한대다. 1과 9일 수도, -100과 110일 수도 있다. 이 '미정(未定)'의 상태가 바로 청년들이 느끼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X에 '5'라는 값을 대입하는 순간, Y는 '5'로 고정된다. 더 이상 환상적인 숫자가 개입할 틈은 사라진다. 주씨는 "실행은 무한한 가능성을 '변하지 않는 과거'로 확정 짓는 작업"이라며 "이 과정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이 청년들의 발목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2025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고립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꼽혔다. 원서를 내지 않으면 '잠재적 합격자'로 남지만, 원서를 내고 탈락하면 '불합격자'라는 꼬리표가 확정된다. 실패에 가혹한 한국 사회에서 가능성의 세계로 도피하는 건, 역설적이게도 가장 안전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경험의 가성비? 관찰은 경험의 10%도 안 돼
영상은 "경험하지 않으면 '기준값'이 생기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주씨는 부동산을 예로 들었다. 10억 원짜리 아파트가 비싼지 싼지는 직접 10억 원에 매수해본(실행한) 사람만이 체감한다. 그 후 가격이 변동할 때 명확한 판단 기준이 생긴다.
반면 유튜브나 뉴스로 시장을 '관찰'만 한 사람은 평생 타인의 기준에 휘둘린다. 주씨는 "경험으로 얻는 정보값이 100이라면, 관찰로 얻는 건 10도 안 되고, 전해 듣는 건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지털 관찰에만 머무르는 세태는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상당수가 숏폼 콘텐츠 시청 등 수동적 정보 소비에 과도한 시간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이 성공하는 영상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지만, 정작 본인의 경험치는 '0'에 머무르는 '도파민의 역설'이다.
청춘의 감가상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실행을 미루는 행위는 '시간'이라는 가장 비싼 자산을 태워 없애는 것과 같다. 영상은 "젊음은 리스크를 헷지(Hedge·위험 분산)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면 실패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청년기에는 시간이나 체력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청년 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는 청년층의 첫 일자리 진입이 늦어질수록 생애 소득이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방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동안, 노동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매일 감가상각을 맞고 있다.
주씨는 "처음부터 정답을 맞히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첫 시도가 엉망진창이라도, 그 오답이 다음 선택의 확실한 기준이 된다. 100점짜리 계획보다 50점짜리 실행이 낫다. 0점은 아예 채점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행 격차가 계층을 가를 것
향후 5년 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단순한 '자산 격차'에서 '실행 격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I 기술의 발달로 정보 접근성은 평준화됐다. 누구나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
결국 차이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몸을 움직였느냐에서 갈린다. 2026년, 방구석에서 조회수만 올려주는 '관찰자'로 남을 것인가, 밖으로 나가 데이터를 생산하는 '경험자'가 될 것인가. 이 수학적 난제의 답은 오직 실행 여부에 달렸다.
- 이전글 송광사 템플스테이에서 만난 쉼, 생각을 비워내는 시간 26.01.29
- 다음글 미국은 폭설, 호주는 산불… '냉탕과 온탕' 오가는 지구의 비명 26.01.29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