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2025년 K-팝 결산 '빛과 그림자 공존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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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뉴욕타임스(NYT)가 2025년 K-팝 시장을 "전례 없는 영광과 뼈아픈 내부 균열이 동시에 드러난 해"라고 진단했다.


NYT의 대중음악 평론가 존 카라마니카(Jon Caramanica)는 25일(현지시간) 'K-팝이 내면의 악마와 싸운 해(In 2025, K-Pop Battled Its Demons)'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올 한 해 전 세계를 강타한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성공과 그룹 뉴진스(NewJeans), 캣츠아이(KATSEYE)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K-팝 데몬 헌터스, 문화적 장벽 넘은 현상이 되다

NYT는 올해 K-팝의 가장 밝은 순간으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성공을 꼽았다. 이 작품은 가상의 K-팝 걸그룹 '헌트릭스(Huntrix)'가 악령을 퇴치하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 액션으로,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사는 "이 영화는 단순한 콘텐츠의 성공을 넘어 K-팝이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글로벌 문화 언어'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영화 속 OST인 'Golden'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그래미와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는 등 K-팝의 외연을 영화와 스토리텔링 영역으로 획기적으로 확장했다는 평이다.


뉴진스 사태가 남긴 상처, 대량 생산된 독창성의 한계

그러나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NYT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 그룹 뉴진스 간의 법적 분쟁을 언급하며, 이를 "K-팝 산업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이 폭발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카라마니카는 "뉴진스와 같은 그룹이 보여준 음악적 혁신은 K-팝의 도약을 위해 필수적이었으나,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시스템 안에서 '진정한 독창성'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2025년은 K-팝이 '산업'으로서의 효율성과 '예술'로서의 자율성 사이에서 길을 잃고 비틀거린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뼈아픈 분석이다.


캣츠아이(KATSEYE), K-팝의 새로운 출구 전략 될까

위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것은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다. NYT는 캣츠아이가 보여준 '탈(脫) K-팝' 행보에 주목했다.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캣츠아이는 철저한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쳤지만, 활동 방식은 철저히 현지 팝 시장의 문법을 따랐다. 이들의 히트곡 'Gabriela'의 롱런과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의 폭발적인 바이럴은 K-팝 시스템이 한국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보편적인 팝 스타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NYT는 기사를 마무리하며 "2025년 K-팝은 '데몬 헌터스'라는 판타지로 세계를 정복했지만, 현실에서는 내부의 시스템적 모순이라는 '악마'와 싸워야 했다"며, "앞으로의 K-팝은 뉴진스가 겪은 성장통을 극복하고 캣츠아이가 보여준 유연함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그 지속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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