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2 600만 돌파, 2025년 극장가 '토끼와 여우'가 평정했다
본문
개봉 23일 만에 '귀멸의 칼날' 제치고 연간 1위 등극…
디즈니 파워 재확인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 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가 개봉 23일 만에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2025년 대한민국 박스오피스 최정상에 올랐다. 겨울 방학 특수와 맞물려 ‘천만 관객’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주토피아 2’는 지난 12월 20일 하루에만 25만 8천여 명을 동원, 누적 관객 수 608만 6천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2025년 흥행 1위였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9년 만에 돌아온 콤비의 수사극이 한국 관객의 ‘도파민’을 제대로 자극한 결과다.
23일의 기적, 데이터로 본 흥행 속도
‘주토피아 2’의 흥행 그래프는 가파르다. 개봉 4일 차 100만, 11일 차 300만을 돌파하더니 개봉 4주 차에 접어들며 600만 고지를 밟았다. 이는 전작 ‘주토피아(2016)’가 600만 돌파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빠른 속도다.
특히 2025년 하반기 극장가는 대작의 부재로 인한 침체기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5년 3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주토피아 2’는 가족 단위 관객과 2030 세대를 동시에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닉과 주디의 ‘케미’가 단순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넘어 성인 관객층까지 흡수하는 '키덜트(Kidult)'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용어 설명: 키덜트(Kidult)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어린 시절의 감성과 취향을 간직한 성인을 지칭함. 최근 영화·유통 업계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
마케팅의 승리, '참여형 콘텐츠'의 힘
이번 흥행의 숨은 공신은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이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카메오 더빙 캐스트’ 영상은 개봉 전 예매율을 견인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디즈니 코리아는 전문 성우 김환진을 필두로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더빙 현장을 공개하며 ‘전문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영상 속 출연진이 한 줄 대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더빙의 세계’를 친숙하게 만들었다. 이는 영화 관람 후 해당 장면을 찾아보게 만드는 ‘N차 관람’ 유도로 이어졌다.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단순 관람’에서 ‘비하인드 탐색 및 재생산’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핵심 흥행 요인 요약
▪️서사 확장 : 파충류 미스터리 추적으로 장르적 쾌감 강화.
▪️타깃 확장 : 가족 관객(주간) + 2030 팬덤(야간)의 쌍끌이 흥행.
▪️마케팅 : 더빙 챌린지 및 비하인드 영상으로 SNS 화제성 장악.
디즈니 독주 체제, 빛과 그림자
그러나 ‘주토피아 2’의 독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디즈니·픽사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은 ‘주토피아 2’, ‘모아나 2(상반기 개봉작)’ 등 외화 애니메이션이 점령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관계자는 “대형 배급사의 스크린 점유율이 6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관객의 선택권 보장을 위한 ‘스크린 상한제’ 논의가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주토피아 2’의 상영 점유율은 개봉 첫 주 주말 기준 58.4%에 달해, 사실상 극장을 찾은 관객 2명 중 1명은 강제로라도 토끼 경찰을 만나야 했던 셈이다.
관측과 전망 : 천만 클럽 가입, 시간문제일까
그렇다면 ‘주토피아 2’는 꿈의 숫자 1,000만 관객을 달성할 수 있을까. 데이터 흐름상 그 가능성은 ‘매우 유력’ 단계로 진입했다. 역대 천만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2’의 흥행 추이와 대조했을 때, ‘주토피아 2’는 개봉 4주 차임에도 전주 대비 관객 감소율이 15% 미만에 머무르는 이례적인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통상적인 흥행 그래프가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겨울 방학이라는 강력한 계절적 순풍을 탔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내년 1월 초까지 이어지는 가족 단위 관객의 유입을 감안하면, 단순 반짝 흥행을 넘어 장기 레이스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좌석 점유율 추이가 이어진다면, 늦어도 1월 중순경에는 1,000만 돌파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닉 와일드의 능글맞은 미소가 천만 관객 앞에서도 통할지, 2026년 새해 극장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이전글 크리스마스의 기적? 멈춘 산타버스가 20년 만에 부활한 사연 25.12.23
- 다음글 윤별발레컴퍼니 - 조선의 힙(Hip) 발레와 만나다… 세계 홀릴 '갓(GAT)'의 귀환 25.12.22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