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그라피] AI 시대, 왜 점집에 줄을 설까? 1.4조 샤머니즘 시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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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도 못 고치는 불안, 무당이 답하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미신은 사라질 것이다.' 이 명제는 틀렸다. 적어도 2025년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보는 시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주·타로·신점 등 '샤머니즘'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는 최근 이종범 웹툰 작가, 함수현 무속인,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 김규현 회계사 등 이색적인 조합의 전문가 4인을 초청해 이 기이한 현상을 해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샤머니즘은 이제 미신이 아니라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자 심리 치유 비즈니스로 진화했다.
성장하지 않는 점술 기업이 없다
샤머니즘은 더 이상 음지의 영역이 아니다. 김규현 회계사는 "최근 벤처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가 바로 무속·운세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운세 시장 규모는 최소 1조 4천억 원에 달한다. 현금 거래가 주를 이루는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운세 앱 점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00만 명에 육박하며, 관련 플랫폼 기업들은 매년 20~30%씩 고성장하고 있다. 불황을 모르는 '불멸의 비즈니스'인 셈이다.
절박함 대신 재미... MZ세대가 점집 가는 이유
과거의 샤머니즘이 질병 치유나 절박한 생존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불안 해소와 놀이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종범 작가는 '과거에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점을 봤다면, 지금은 욕망을 투영하고 위로받기 위해 본다'고 분석했다. 특히 MZ세대에게 신점이나 타로는 친구와 함께 즐기는 '데이트 코스'이자, 실패 비용을 줄이고 싶은 완벽주의 성향을 달래주는 '심리적 보험' 역할을 한다. 유튜브에서 무속 콘텐츠가 K-컬처의 일환으로 소비되면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무당에게 보낸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신 의학과 샤머니즘의 공존 가능성이다.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과적 질환(조현병 등)과 소위 말하는 신병은 증상이 다르다"며,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경우 무속인의 도움을 받도록 권유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반대로 함수현 무속인 역시 "기도로 해결 안 되는 정신 질환자는 병원으로 보낸다"며 의외의 '협업' 관계를 공개했다. 결국 두 영역 모두 인간의 '불안'을 다룬다는 점에선 같다. 정신과가 약물과 상담으로 뇌 기능을 조절한다면, 샤머니즘은 내적 논리를 부여해 불확실성을 견디게 해준다. 핵심은 '휴먼 터치(Human Touch)', 즉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공감과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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