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AI 승부수…신세계, 10조원대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미래 건다

본문

2cc34f7a0c6400c45e060f3eb69f5871_1773706732_6475.png
(사진출처 = 한경DB)


신세계,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추진

신세계그룹이 유통기업의 틀을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셔널 AI 센터에서 미국 리플렉션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올해 하반기 합작법인(JV)을 설립한 뒤 국내에 25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는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울산에 건설 중인 103MW급 데이터센터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부지와 착공 시점, 세부 투자 계획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유통에 AI 심고 클라우드로 확장

신세계는 이번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재고 관리와 물류, 배송 체계에 AI를 접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온라인몰에는 소비자 맞춤형 쇼핑 지원 기능인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전통 유통업에 머물지 않고 AI 서비스 공급자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협약식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참석했다.


10조원대 투자 관측…아마존식 변신 노린다

업계는 250M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1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가 이처럼 대규모 베팅에 나선 배경에는 내수 중심 유통업의 성장 한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감소와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중심 사업만으로는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유통기업으로 출발해 AWS를 앞세워 고수익 AI·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한 아마존 사례도 신세계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정용진 회장이 이번 투자를 통해 신세계를 ‘한국판 아마존’으로 키우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지원 업고 출발…경험 부족은 과제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도 맞물린다. 미국은 중국의 AI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동맹국에 AI 인프라를 수출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신세계 사례는 그 첫 성과로 평가된다. 리플렉션AI는 알파고 개발에 참여한 이오안니스 안토노글루와 구글 딥마인드 출신 미샤 라스킨이 2024년 세운 회사로, 개방형 첨단 AI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등에서 2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해 GPU 공급망도 확보했다. 다만 신세계와 리플렉션AI 모두 초대형 AI 인프라를 직접 구축·운영한 경험은 부족하다. 전력 수급, 고객 확보, 수익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승부수의 성패는 결국 실행력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총 1,189건의 기사가, 최근 1달 동안 226건의 기사가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