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은 건강에 해롭다... 술 빚는 낭만 채널 '남자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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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보다 건강한 건, 내일의 나다.

한 손에는 투박한 술병을, 다른 한 손에는 직접 깎은 얼음을 쥐고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유튜버가 있다. 얼굴 없는 크리에이터이자, 프로 뺨치는 주류 지식으로 무장한 유튜브 채널 '남자의 취미'가 그 주인공이다.


구독자 28만 명을 보유한 이 채널은 이름 그대로 낚시, 캠핑, 바이크 등 '남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취미'를 표방하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홈텐딩(Home+Bartending)'과 '양조' 콘텐츠가 주를 이루며 애주가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콜라로 술을? 꿀로 와인을?...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실험실

'남자의 취미'의 가장 큰 매력은 교과서적인 레시피를 넘어선 기상천외한 실험 정신에 있다.


그는 마트에서 파는 사과 주스를 발효시켜 술을 만들고, 이를 다시 증류해 칼바도스(사과 브랜디)를 흉내 낸다. 심지어 꿀과 물, 효모만으로 '미드(Mead, 벌꿀술)'를 빚어내기도 한다. "이게 될까?" 싶은 호기심을 투박한 장비와 해박한 지식으로 보란 듯이 성공시키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최근 조회수 50만 회를 넘긴 '집에서 꿀로 10도짜리 술 만들기' 영상은 그의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복잡한 용어 대신 "효모가 설탕을 먹고 알코올을 싼다"는 직관적인 설명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얼굴 없는 술 빚는 아저씨, 목소리와 입담으로 팬덤 구축

영상 속에서 그는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다. 목 아래와 손만 등장하지만, 특유의 느긋한 중저음 목소리와 위트 있는 입담은 여느 예능인 못지않다.


특히 시청자들을 '취객'이라 부르며 형성한 독특한 유대감도 인기 요인이다. 라이브 방송 중 후원금이 들어오면 "돈쭐 내지 말라"며 질색하는 반응을 보이고, 시청자들은 오히려 그 반응을 즐기며 후원을 이어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방구석 바텐더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

물론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칵테일 입문자를 위한 도구 추천부터, 편의점 재료로 만드는 간단한 칵테일, 위스키를 즐기는 법까지 정보의 밀도는 상당히 높다.


화려한 바(Bar)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내 방 책상 위에서 즐기는 한 잔의 술이 얼마나 낭만적인지 그는 몸소 보여준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 제정신으로 살기 힘든 날, 무언가에 미쳐보고 싶은 낭만을 찾고 있다면 '남자의 취미'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단, 영상 말미에 항상 그가 외치는 구호처럼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제정신은 건강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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