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 꿈꾸는 청소년 타깃… SNS 수입 인증 영상 뒤의 신종 다단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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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최근 SNS에서 ‘영앤리치’를 자처하는 성공팔이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6000명 이상의 학생이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아카데미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들은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10대에게 고액 강의를 판매한다. 이후 다시 다른 학생을 모집하게 하는 다단계 수법을 사용한다. 취약한 청소년의 심리를 파고드는 이들의 영업 방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다.


공부 대신 사업? 숏폼에 홀린 교실 

현직 교사들은 교실 내 상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공팔이 영상을 본 적 있는지 물었다. 90% 이상이 손을 들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영상 속 인물들은 공부가 적성에 안 맞으면 영상을 보라고 유혹한다. 전교 1등도 불안하다니 공감 마케팅의 정점이 따로 없다.


관심을 보인 학생에게는 개인 메시지를 보내 결제창을 전송한다. 16만원에서 시작한 강의료는 등급 상향을 명목으로 49만원 이상으로 뛴다. 학생들은 용돈이나 세뱃돈을 모아 이 금액을 지불한다. 하지만 강의 내용은 나처럼 영상을 올려 사람을 모으라는 것이 전부다. 비법 공개라더니 결제창만 공개하는 신비주의 전략이다.


가해자가 된 피해자… 6000명의 늪

피해 학생들은 다시 모집책이 되어 다른 친구를 끌어들인다. 고등학생 A양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이용해 영상을 찍었다. 아카데미에서 알려준 대본과 동작을 그대로 수행했다.  A양은 부모 몰래 두 번이나 결제하며 경제적 자유를 꿈꿨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기적의 순환 논리가 작동한 셈이다.


가담 학생은 전국적으로 2000~6000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B양은 초등학교 6학년에게 강의를 팔았다고 고백했다. 이는 뒷사람의 돈으로 앞사람이 수익을 내는 폰지 사기 형태다. 하부 조직이 끊기면 마지막 가담자는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된다. 디지털 원주민인 아이들이 디지털 다단계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인가 사기인가… 법적 쟁점

아카데미 핵심 멤버 측은 정당한 비즈니스라고 주장한다. 학원 강의를 듣는다고 모두 서울대에 가느냐는 논리를 편다. 온라인 강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며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학원비로 서울대 못 가듯 강의로 부자 되긴 글렀다는 사실만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불법 다단계로 규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FTC)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다단계 판매 시장 규모는 4조 5373억원이다. 이 중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은 전체의 16.7%에 불과했다. 이들이 받은 연평균 수당은 131.3만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10명 중 8명은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는 기형적 구조다. 상위 1% 미만에게만 수익이 집중되는 시장의 민낯이다.


[성공 아카데미의 주요 특징]

  • 실체 없는 성공 비법을 고가에 판매
  • 수익 인증을 위한 자극적인 숏폼 제작 강요
  • 하위 모집책 확보 수에 따른 등급제 운영
  • 전통적인 학업과 근로 가치를 폄하하는 교육


지속 불가능한 모집 게임… 금융 교육이 해법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겨냥한 변종 사기는 더욱 교묘해질 전망이다. 수학적으로 볼 때 1명이 10명을 모집하는 구조는 13단계만 거쳐도 전 세계 인구수를 넘어선다. 즉, 신규 유입이 중단되는 순간 시스템은 99.9%의 확률로 붕괴한다. 이는 물리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20대의 금융행위 점수는 하락세였다. 디지털 문해력과 금융 기초 지식이 부족한 청소년층은 더 위험하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경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교육이 사기꾼의 화려한 숏츠보다 강력한 방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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