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원 빵뷔페의 역설… 빵플레이션 시대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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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김경오 따순기미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대형 베이커리는 13일 오전 9시 30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9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빵 40종을 무제한 제공하는 빵뷔페를 즐기기 위해서다.


고물가 시대에 '빵플레이션'[1]이 심화하자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선택지로 몰리고 있다. 해당 업체는 새벽부터 7000여 개의 빵을 생산하며 박리다매와 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취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하는 1톤의 연금술

빵뷔페의 핵심 동력은 압도적인 생산량에 있다. 김경호(50대 추정) 대표는 34년 경력의 베테랑 제빵사다. 그는 매일 새벽 4시 주방에 출근해 반죽 상태를 점검한다. 김 대표를 포함한 12명의 직원이 오전 중 모든 빵을 구워낸다. 하루에 소비하는 밀가루 양은 1톤에 달한다.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단가를 낮췄다. 이곳은 별도의 생지 공장을 운영하며 90여 종의 빵을 일정하게 생산한다. 숙련된 직원 16명이 공장에서 생지 작업에만 집중한다. 덕분에 품질 편차를 줄이고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 주말 하루 매출은 약 3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익보다는 집객, 미끼 상품의 경제학

9900원 빵뷔페는 수익성보다 마케팅 목적이 강하다. 업체 측은 뷔페 운영 자체로는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뷔페를 통해 매장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다. 신제품을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창구로도 활용한다. 고객들은 뷔페 이용 시 1인 1음료를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음료 매출과 재방문율을 높이는 '미끼 상품'[2] 전략이다. 최근에는 7000원 상당의 두바이 쿠키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서비스지만 고객 만족도는 극대화된다. "마진보다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김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빵값과 대안

한국의 빵 가격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2025년 9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빵값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빵값은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이러한 배경이 9900원 무제한 뷔페에 열광하는 이유가 됐다. 소비자들은 한 개에 5000원이 넘는 소금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특히 수박 식빵 같은 이색 메뉴는 하루 300개 이상 판매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용어 설명]

[1] 빵플레이션: 빵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빵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현상. 

[2] 미끼 상품(Loss Leader): 특정 상품을 저렴하게 팔아 고객을 유인한 다른 상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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