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해도 그대로 가져간다. '소프트 클로징 인테리어'가 만든 자취 공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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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공간을 기록해 온 유튜브가 주목한 한 가지 기준

주거 공간과 자취 문화를 꾸준히 기록해 온 유튜브 채널 자취남은 왕십리에서 2년째 거주 중인 한 브랜드 MD의 집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보다, ‘이사 후에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집’이라는 명확한 기준에 주목한다. 집을 고치는 대상이 아닌, 이동 가능한 구조물로 설계한 방식은 자취 환경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본 기사는 영상에 담긴 공간 구성과 생활 방식을 통해, 변화하는 주거 인식의 흐름을 정리한다.


왕십리를 선택한 이유와 거주의 조건

집주인은 패션 회사들이 밀집한 성수와 동대문 접근성을 고려해 왕십리를 거주지로 선택했다. 당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집의 크기였다. 15평 규모의 비교적 넓은 공간과 합리적인 비용이 결정적이었다. 중기청 대출을 활용해 관리비 없이 월 이자 포함 약 53만 원 수준으로 거주했다. 다만 거주를 이어가며 조용한 주거 환경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졌고, 현재는 북장릉 인근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구옥이 가진 한계와 대응 방식

현재 집은 40~50년 된 구옥이다. 엘리베이터가 없고,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구조는 분명한 단점이다. 햇빛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집 안 곳곳에 조명을 설치했고, 난방비 부담으로 개별난방 대신 온수매트와 히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생활 패턴을 조정했다. 주거 환경의 한계를 구조 변경이 아닌 사용 방식의 전환으로 해결한 셈이다.


'가져갈 수 있는 인테리어'라는 원칙

집주인의 인테리어 철학은 명확하다. 벽과 바닥을 고치기보다, 다음 집으로 옮길 수 있는 물건에만 투자한다. 이를 그는 ‘소프트 클로징 인테리어’로 정의한다. 대부분의 설치물은 탈부착이 가능하고, 원상 복구가 쉬운 구조다. 특정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색감과 물건을 조합해 공간을 구성했다.


IoT로 완성한 생활 효율

이 집의 핵심은 IoT 활용이다. 현관 모션 센서 조명부터 화장실 보일러와 환풍기까지 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 샤워 시간에 맞춰 보일러가 15분간 작동하도록 설정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조명과 스피커는 입·퇴실 시간과 시간대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며, 아침에는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기상을 돕고 밤에는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공간별로 드러나는 실용적 선택

거실은 TV 시청과 지인 초대를 겸한 공간이다. 수납형 가구를 활용해 동선을 단순화했다. 옷장은 파이프형 구조로 직접 설치해 내구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했다. 집 안에 설치된 30여 개의 조명은 밝기뿐 아니라 각도까지 계산돼, 햇빛 없는 공간의 단점을 상쇄한다. 도로용 반사경을 활용한 볼록 거울처럼 저렴하면서도 기능적인 요소도 눈에 띈다.


주방과 침실에 담긴 생활의 밀도

주방은 집주인이 가장 애착을 가진 공간이다. 소프트 클로징 수납과 고출력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간편한 식생활에 맞춰 구성됐다. 화장실과 주방은 직접 리모델링해 오래된 구조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안방은 온수매트와 토퍼로 숙면 환경을 만들었고,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 맥세이프 충전 시스템까지 IoT로 연동해 휴식과 여가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집을 고치는 대신 삶의 방식을 설계하다

이 왕십리 집은 화려한 인테리어 사례가 아니다. 대신 자취 환경에서 무엇이 합리적인 선택인지 묻는다. 이사와 비용, 효율을 고려한 ‘가져가는 집’은 주거를 소비가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집주인이 남긴 말처럼, 이 공간은 한동안 좋은 주인을 만나 제 역할을 다했다. 집을 바꾸지 않아도, 삶의 방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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