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마다 붐비던 헬스장은 왜 위기에 빠졌나. 비만 치료제와 신뢰 붕괴가 만든 구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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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콘텐츠가 짚은 헬스장 산업의 현주소


이 기사는 유튜브 채널 크랩KLAB이 공개한 영상 「헬스장, 왜 이렇게 망하나」를 참고해 작성했다. 해당 영상은 연말·연초마다 반복되던 헬스장 호황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짚는다. 과거 ‘새해 다짐 산업’의 상징이던 헬스장이 최근 수년 사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을 데이터와 사례로 설명한다. 본 기사는 영상이 제기한 문제를 토대로 헬스장 산업 전반의 변화 원인을 정리한다.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졌던 일시적 호황


헬스장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역설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해외여행과 모임이 제한되면서 개인의 여가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운동과 건강 관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피트니스 트래픽은 증가했고 신규 창업도 빠르게 늘었다. 당시 시장은 수요 증가를 근거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성장은 구조적 기반보다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가까웠다.


과잉 경쟁이 만든 취약한 산업 구조


헬스장 열풍이 식은 가장 큰 원인으로 과도한 경쟁이 지목된다. 진입 장벽이 낮은 특성상 단기간에 개업이 급증했다. 출혈 경쟁이 이어졌고 가격 인하와 과도한 프로모션이 반복됐다. 업계에서는 창업 후 5년 이내 폐업 비율이 80%를 넘는다는 말이 관행처럼 회자된다. 실제로 폐업 건수는 2022년 이후 다시 급격히 증가했고, 2024년에는 연간 500곳을 넘어섰다. 시장 확대보다 공급 과잉이 먼저 진행된 결과다.


비만 치료제가 바꾼 운동의 의미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만 치료제의 등장은 헬스장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한 치료제가 대중화됐다. 체중 감소만을 목표로 운동하던 소비자층은 헬스장 방문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됐다. 월 70만 원에서 100만 원에 이르는 개인 트레이닝 비용과 비교하면, 월 30만~40만 원 수준의 약물 비용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 단기 감량을 전면에 내세웠던 헬스장일수록 타격이 컸다.


공공 헬스장과 홈트의 확산


아파트 단지와 지자체 공공시설에 헬스장이 보편적으로 들어선 점도 수요 분산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공 헬스장은 월 2만~3만 원대의 이용료로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 홈트레이닝, 야외 러닝 등 비용 부담이 적은 운동 방식이 확산됐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헬스장은 더 이상 유일한 운동 공간이 아니다.


신뢰를 무너뜨린 ‘먹튀’와 운영 방식


소비자 신뢰 하락은 업계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 회원권을 판매한 뒤 폐업하거나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사례가 반복됐다. 2024년 헬스장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3,400건을 넘었고, 누적 피해 금액은 1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시설과 트레이너 역량, 운영 방식이 지점마다 크게 다른 ‘점바점’ 문제도 불신을 키웠다. 과도한 할인 이벤트와 공격적인 개인 트레이닝 권유 역시 소비자 피로도를 높였다.


회원권 판매에서 건강 서비스로의 전환 필요


헬스장 산업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 구조, 소비자 선택 변화, 신뢰 자본 붕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기존의 회원권 판매 중심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다. 앞으로 헬스장은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 관리 전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의 방향성과 신뢰 회복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헬스장이 다시 선택받기 위해서는 ‘운동 공간’이 아닌 ‘건강 경험’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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