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홍수 물개 등장'… AI 딥페이크 영상, 가짜가 현실을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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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다세해

댓글 0건 조회 67회 작성일 25-07-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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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경복궁이 물에 잠긴 영상'이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실제 자연재해처럼 보이지만,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로 만들어진 딥페이크 콘텐츠로 밝혀졌습니다. 불과 며칠 만에 수십만 회 공유되며, 많은 사용자들이 진위를 구분하지 못한 채 퍼나르면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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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상 속 장면: '경복궁 침수'와 '바다표범 등장'… 과도하게 리얼했던 비현실

해당 영상은 서울 경복궁 일대가 거대한 홍수에 휩싸인 듯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고궁의 기와지붕과 담장이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고, 심지어 바다표범이 유유히 헤엄치는 장면까지 더해지며 현실적인 그래픽과 비현실적인 연출이 절묘하게 교차합니다.


이 영상은 X(구, 트위터),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에 무슨 일이 생긴 거냐'는 반응과 함께 실제 뉴스로 오인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습니다.



2) 알고 보니 AI로 제작된 '허구'… 그러나 많은 이들이 속았다

영상은 일반 유저가 Veo, Runway ML, Pika Labs, Kaiber 등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해 제작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는 아니지만, 실제보다 더 그럴듯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물리 시뮬레이션과 음향 편집이 고도로 정교하게 구성됐습니다.


수많은 이용자들이 뉴스 클립이나 다큐멘터리로 착각했고, 일부 댓글에서는 '이 정도면 언론보다 신뢰 간다'는 반응까지 등장했습니다.



3) 가짜의 진짜 위협… 딥페이크는 감정을 조작한다

이 같은 AI 기반의 '재난 콘텐츠'는 단순한 시각 장난을 넘어, 불안, 공포, 동정심 같은 감정까지 자극하며 여론을 왜곡하는 효과를 불러옵니다.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무너지는 거다'

'기후 재앙의 미래를 본 것 같다'

'이게 진짜면 정부는 왜 아무 말이 없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건에도 사람들이 강하게 반응하게 만드는 이 현상은, AI 딥페이크가 공공의 감정까지 조작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가짜가 사람의 심리를 먼저 자극하면, 사실 확인은 항상 뒷순위로 밀려난다'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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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규제 사각지대…AI 영상 콘텐츠, 어디까지 허용될까

현재 대한민국에는 생성형 AI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나 표기 의무가 없습니다. 단순 편집 영상으로 분류되면, 허위 정보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허점도 존재합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이미 AI 생성 콘텐츠에 워터마크 의무화 또는 '사전 고지'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사건은 한국 내에서도 'AI 콘텐츠 투명성 확보'와 '딥페이크 윤리 기준 마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경복궁 침수 영상은 존재하지 않은 재난이지만, 실제보다 더 강한 감정적 반응과 혼란을 불러왔습니다. 단순한 장난이나 패러디가 아닌, 현대 사회가 AI 기술과 함께 감당해야 할 정보 위기의 단면입니다.


이제 우리는 '가짜 뉴스'를 넘어, '가짜 현실'과 싸워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무엇을 믿고,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그 해답은 더 이상 기술이 아닌 집단적 미디어 리터러시와 책임 있는 공유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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