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이직', 중년은 '퇴사'… 커리어의 평균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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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신규 취업자 10명 중 6명은 1년 안에 회사를 떠나고, 중년층은 경력 단절조차 위기로 맞는다. '경력 관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경로 재설계'의 시대가 도래했다.


어디서, 누가, 왜 떠나는가.

한국에서 새로 취업한 임금근로자 10명 중 6명은 1년 내에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년 근로자들은 기술 변화·산업 구조 전환 속에서 기존 경로를 이어가기보다는 전면 재설계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변화하는 '직업 수명'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수십 년을 일하고 명예퇴직하는 것이 한국 남성 직장인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새로 취업한 임금근로자의 1년 이상 고용 유지율이 2021년 기준 40.1%였다. 즉, 새로 들어간 사람 10명 중 6명이 1년 안에 회사 문을 나선 셈이다. 한편, 공식 통계에서 '근속기간'이 늘었다는 수치도 있지만, 이는 평균값이기 때문에 새로 일자리를 얻은 이들이 바로 안정적인 경로로 들어섰다는 뜻은 아니다. 


이로써 '평생직장', '20년 커리어'라는 말이 과거의 유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청년과 중년의 다른 양상

청년층은 첫 직장의 평균 근속기간이 짧아지는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로는 낮은 임금, 불규칙 근로시간, '이직이 곧 성장'이라는 기대 등이 지목된다. 중년층은 오히려 '퇴사'나 '경력 단절' 쪽으로 기울어 간다. 


산업 구조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면서 중년의 전문성과 경력이 더 이상 시장에서 우위가 되지 않거나, 새로운 역할로 전환해야만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청년은 '어디서 더 빨리 나갈까', 중년은 '어디서 남을까'의 전혀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경력 관리'에서 '경로 재설계'로

오늘날 커리어 전략은 단순히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기'가 아니다. 오히려 수시로 전환하고, 자신의 성장 경로를 자신이 설계하며, 경우에 따라 아예 업(業)을 바꾸는 흐름이다. 이 변화는 세 가지 맥락에서 읽힌다.


-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고용불안 증가

- 기술과 산업 패러다임 전환 (예: 디지털화, 자동화)

- 개인 삶의 기대 수명 연장과 가치 변화


예컨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노후 생활이 길어지면서) 한 직업으로 평생을 버틴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몇 년쯤, 어떤 경로로 이동해야 할까”가 커리어의 핵심 화두가 됐다. 즉 이제는 '경력(캐리어) 관리'보다 '경로(루트) 재설계'가 더 중요하다.


기업과 개인, 양쪽 모두 변화 요인

기업 측면에서는 숙련된 중년 인력도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청년층이 잦은 이직을 반복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인력운영의 리스크가 된다. 개인 입장에서는 직무변화와 스킬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 정책 측면에서도 과거처럼 '직장 사수·승진' 구조에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평생교육·전직지원·유연직무 설계 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망

이제 커리어의 '수명'은 예전보다 짧아졌고, 경로는 더 복잡해졌다. 단일 직장에서 오래 머무는 전략은 점점 힘을 잃고 있으며, 대신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여러 경로에 순환시키는 전략이 유리해지고 있다. 향후 5년 내에는 다음과 같은 흐름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 직무 전환·재취업을 위한 개인 스킬망 구축이 필수화

- 기업은 인력 유입보다 '유지'·'순환' 모델로 인사 전략을 바꿀 것

- 정부·기관은 '중년 경로 재설계' 지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며, 청년층의 잦은 이직에 대한 품질 향상 노력이 병행될 것이다.


즉, 커리어는 이제 '긴 직장'이 아니라, '여러 길'로 설계하고 재설계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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