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브랜딩 트렌드 변화 : 챗GPT·클로드의 인간 중심 디자인 전략

차가운 AI는 가라, 따뜻한 조력자로 옷 갈아입는 빅테크 브랜딩 화려한 그라데이션으로 기술적 성취를 뽐내던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삐뚤빼뚤한 선과 따뜻한 색감을 앞세우고 있다. 대중의 기술적 공포감을 줄이고 일상의 친근한 도구로 자리 잡으려는 치밀한 전략적 변화다. 미...

차가운 AI는 가라, 따뜻한 조력자로 옷 갈아입는 빅테크 브랜딩

화려한 그라데이션으로 기술적 성취를 뽐내던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삐뚤빼뚤한 선과 따뜻한 색감을 앞세우고 있다. 대중의 기술적 공포감을 줄이고 일상의 친근한 도구로 자리 잡으려는 치밀한 전략적 변화다.미래지향적 그래픽이 주도하던 인공지능(AI) 업계의 디자인 트렌드가 최근 6개월 새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엔트로픽,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차가운 디지털 이미지를 버리고 아날로그 감성을 덧입혔다. 최첨단 기술의 위압감을 줄이고 인간 중심의 친근한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우리는 무섭지 않아요" 인간다움 택한 클로드

2021년 오픈AI에서 독립한 엔트로픽의 클로드는 초기부터 아날로그 브랜딩을 고집했다. 모델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계하고 대중 출시를 신중히 하려던 다리오 아모데이가 창립자였기 때문이다.클로드의 심벌 로고는 대충 낙서한 듯 삐뚤빼뚤한 누들리(Noodly) 스타일이다. 화면 로딩 모션은 프레임 레이트를 낮춰 수작업 느낌을 준다. 세리프 서체와 파스텔톤 컬러를 더해 문학적인 분위기도 풍긴다.팀 마스 앤트로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우리 컬러 팔레트는 굳지 않은 점토를 닮아 매우 인간적"이라고 설명했다. 세련된 윤기를 빼고 기업 철학을 브랜딩의 기틀로 삼은 결과다.

선구자에서 일상의 도구로, 오픈AI의 변신

챗GPT로 인공지능 열풍을 주도한 오픈AI 역시 지난해 리브랜딩을 마쳤다. 기존의 흑백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필름 카메라의 노이즈 효과를 차용했다. 자연과 인간 중심 이미지를 더해 친근함으로 방향을 틀었다.케이트 라우치 오픈AI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중간 지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능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호주머니 속 도구임을 알려야 한다는 뜻이다. 뛰어남만 강조하면 대중이 공포심을 느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검색 특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도 브라우저를 출시하며 폰트에 왜곡을 줬다. 과거 스타벅스가 로고의 완벽한 대칭이 주는 위압감을 피하고자 비대칭 요소를 넣은 것과 비슷하다. 인간다움을 느끼게 하는 불완벽함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시스템으로 흡수된 제미나이의 차별화

모든 서비스가 그라데이션을 버린 것은 아니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블루와 퍼플 계열의 화려한 그라데이션 디자인을 고수 중이다. 이는 다수의 인공지능이 연결되는 '에이전틱'(Agentic) 시대의 특성 때문이다.구글은 지메일이나 스프레드시트 등 막강한 서비스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제미나이는 독립 브랜드가 아닌 기존 서비스들을 묶어주는 역할로 자리 잡았다. 구글의 거대한 통합 시스템 일부로 편입되며 기존 문법을 따르게 된 셈이다.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기조연설에서 제미나이를 "결합 조직"으로 표현했다. 그 자체로 빛나기보다 데이터와 사람을 잇는 보조 역할이라는 선언이다. 디자인 방향성이 곧 회사의 현 위치를 보여주는 거울인 이유다.

전망

향후 2~3년 내 대중의 인공지능 수용도가 80%를 넘어서면 시장 판도는 또 달라질 것이다. 기술적 우위를 뽐내는 과시형 브랜딩은 10%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동반자 중심의 브랜딩이 90% 이상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